[신문]법률신문 법조프리즘 연재 칼럼 –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

국선변호인으로서 그때 내가 변호한 피고인은 직장 동료인 여성들이 이용하는 화장실 변기 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촬영하고 결과물을 인터넷에 유포한 삼십대의 남성이었다. 검찰이 제시한 증거기록 중 사진은 흐릿했고 피해자들의 신체 부위만 드러날 뿐 인적사항을 식별할 수 있는 얼굴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. 내가 변호인으로서 사진의 부정확함을 주장하자, 시보 교육 담당 판사였던 재판장은, 피해여성과 피고인은 사진만 보고 옷가지 등을 통하여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. 증거가 명백한 사안에서 나는 객관성을 잃어버렸다. 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이 선고되었고, 구속상태였던 피고인은 곧바로 항소를 제기했다.

페르디난트 폰 쉬라크의 저서 ‘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?’는 내가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한 후 호기롭게 잡아 든 책이다. 1964년에 뮌헨에서 태어난 저자는 1994년부터 베를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는데, 할아버지가 나치 정권에 협력한 전력이 있어 그 죄과를 씻기 위해 변호사가 되었다고 한다. 저자는 말한다. 첫째, 검찰의 증거가 유죄 인정에 충분한가를 살피고, 둘째, 유죄를 피할 수 없다면 양형에 관한 주장을 하면서 비로소 도덕이 개입하게 된다. 그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어떤 경험을 했으며, 어떤 문제를 갖고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.

– 본문 중에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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법률신문 연재 칼럼(8) –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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